포항 양학공원 개발 갈등 '확산'…주민들 '특혜의혹' 감사 청구 방침

포항 양학공원 개발 갈등 '확산'…주민들 '특혜의혹' 감사 청구 방침

포항 영일대 호수공원 주변에 양학공원 개발사업과 관련한 의혹 해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문석준 기자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1년가량 앞두고 포항 양학공원 개발과 관련한 논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포항시의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 의지까지 밝혀 갈등 확산이 우려된다.

2020년 7월부터 20년 넘게 개발하지 않은 공원과 도로, 광장 등의 도시계획시설은 토지소유자에게 종전의 용도지역으로 환원하는 일몰제가 시행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999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근린공원과 관련해 보상 없이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20년이 지나면 효력을 상실한다(일몰제)'는 내용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일몰제에 적용되는 포항지역 장기미집행 시설은 모두 59곳으로, 내년 7월부터는 35곳의 제한이 풀린다. 포항시는 제한이 해제되면 난개발과 자연훼손이 우려된다며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양학공원 개발사업 조감도(사진=포항시 제공)

 


논란이 되는 곳은 대이동과 지곡동에 걸쳐 있는 넓이 94만2천122㎡의 양학근린공원이다.

영일대호수공원 주변 행복아파트 주민들은 현재 계획대로 중앙하이츠 뒤편부터 호수공원 사이의 산과 나무를 없애고 2천800세대 규모의 33층 높이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오히려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공원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시청을 찾아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행복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김현진 공동대표는 "영일대호수공원은 포항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찾는 명소임에도 시는 공원시설을 한다며 잘 보존된 녹지공간을 없애고 아파트는 짓는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개발 반대 의견이 많았다.

김모(59.여)씨는 "포항은 지진 이후 집값이 폭락하고 미분양 아파트도 수천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며 "난개발을 막는다며 잘 조성돼 있는 산림과 산을 없애고 아파트를 짓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양학공원 부지의 39%를 소유하고 있는 포스코도 공원재지정을 요구하며 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포항양학공원 조성 예상도(사진=포항시 제공)

 


하지만 포항시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민간자본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 공원일몰제가 적용되면 토지 소유주가 마구 개발을 진행해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면서 "공원으로 기부해야 하는 면적도 70%에서 80%로 올렸고 사업자도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일부에서 우려하는 난개발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포항시의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 감사 청구 등 강경투쟁 방침을 밝혀 양측 간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행복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안정국 공동대표는 "포항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곳을 없애고 다시 공원을 만든다는 포항시의 주장은 당위성이 전혀 없다"며 "일부에서 건설사에 대한 특혜의혹 등을 제기하는 만큼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해 포항시의 무작위 개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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