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받은 아파트가 임대로 전환?…포항 초곡 샬레아파트 주민 '반발'

분양받은 아파트가 임대로 전환?…포항 초곡 샬레아파트 주민 '반발'

건설사, 전체 절반 미분양 261 가구 임대사업 추진

포항초곡화산샬레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9일 포항시청에서 해당아파트 임대사업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사진=김대기 기자)

 

포항 초곡에 들어선 아파트 건설사가 미분양분을 민간임대로 전환하려 하자 기존 입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주민 협의와 공지조차 없었다며 임대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건설사는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4월 준공한 포항 초곡 화산샬레 아파트는 25일 현재 전체 553가구 가운데 267가구가 입주했다.

하지만 건설사인 화산건설이 임대 사업자에게 미분양 가구 261가구를 넘기며 문제가 발생했다.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이 갑작스레 임대로 되자 주민들은 재산권과 생활권 침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초곡 화산 입주민 위원회 신민철 대표는 “임대사업과 관련해 의논이나 협의는 커녕 알리지도 않았다”면서 “지난달 말에 언론을 통해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설명회 한번 없이 아파트 절반을 임대로 넘긴 건설사에 대한 배신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곳은 주민들은 공사 지연 등으로 수차례 준공이 늦어진 점을 감내하고, 지난 4월에는 직접 나서 준공을 받아낸 만큼, 내 집 마련에 대한 애정이 컸다.

초곡 화산 입주민 위원회 전우진 사무국장은 “하자·보수 부분도 건설사의 사정을 고려해 기다렸고, 건설사와 힘을 모아 아파트를 살리려했다”면서 “하지만 믿고 기다린 결과가 이렇다. 입주민을 기만한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아파트 곳곳의 미분양가구를 임대하다보니 분양가구와 임대가구가 섞여 자치위원회 구성와 공공시설 활용 등에 생활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A씨는 “동으로 분리된 것도 아니고 전체의 절반가까이가 임대다. 옆집, 윗집, 아랫집이 임대라고 생각해 봐라”면서 “이럴줄 알았으면 이아파트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공기에 따라 꼬박꼬박 돈을 냈다. 내가 건설사에게 피해를 준게 뭐가 있냐”면서 “건설사가 일을 제대로 못해서 분양을 못했고, 자금을 모아두지 않는 회사 잘못을 왜 입주민에게 떠 넘기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은 자금 부족으로 임대사업자에게 미분양가구를 넘겼고, 주민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화산건설 관계자는 “분양이 안돼 회사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하청업체 대금지급 등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다가 결정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사업자에 팔 때 할인을 했거나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제값에 넘긴 만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민설명회나 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포항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한발 물어난 상황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개인이 아파트를 한 채 또는 여러 채 사서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듯이 임대업체가 임대를 하는 것뿐이다”면서 “시에서는 어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5월 현재 포항지역 내 미분양 가구가 1천350여 가구가 있는 만큼 제2제3의 화산샬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법 사각지대로 인한 입주민 피해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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