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기자주한 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과 관련해 갈등을 빚으면서 중단됐던 경북 포항 장기면 수성사격장 사격훈련이 재개된다.
국방부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는 사격장 갈등이 빚어진 이후 3년만에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등이 담긴 첫 공식 합의문서를 작성했다.
국방부와 포항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는 30일 포항에서 대책위 관계자와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및 국방부·해병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성사격장 관련 민·군 상생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주민지원사업 추진 △민·관·군 협의체 구성 노력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등이 담겼다.
국방부는 주민지원사업 추진경과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설명하고, 사업 관계기관 등을 포함하는 민·관·군 협의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김대기기자대책위는 우선적으로 수성사격장에서 3주간 해병대 제1사단 편제화기 사격을 수용하기로 하고, 이후 사격훈련은 국방부-대책위 간 합의 하에 실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번 양해각서는 수성사격장 관련 군과 지역주민 대표 간 '첫 공식 합의문서'로, 향후 수성사격장 갈등 해결을 위해 상호 더욱 긴밀히 협력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해병대 제1사단은 2020.10월 이후 약 30개월간 중단되었던 수성사격장에서의 사격훈련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대책위는 긴밀한 소통을 통한 상호 이해와 상생의 노력을 토대로 지역사회의 발전과 수성사격장 정상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면 주민으로 구성된 또 다른 민간단체인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개발위)는 양해각서 체결 소식에 "사격재개에 합의한 적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발위는 그동안 헬기 사격훈련 불가, 주민동의 없는 사격훈련 반대, 면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전동의 진행, 사격장 폐쇄·이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 제시를 국방부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요구해왔다.
이외준 장기면개발자문위원장은 "국방부가 상의 없이 발표해 많은 개발자문위원이 충격을 받았다"며 "긴급회의를 열어 대처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지난 1965년 포항 남구 장기면 수성리 1천246만4천여㎡ 땅에 수성사격장을 만들어 곡사화기, 직사화기, 전차, 헬기 등을 동원해 사격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장소를 경기 포천에서 수성사격장으로 바꾸려 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며 사격훈련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