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기자경북 포항 창포빗물펌프장 증설 공사와 관련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공사로 아파트 붕괴 우려가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면서 공사 반대 실력행사를 예고했다.
포항 북구 창포동 해원맨션 주민들은 2일 포항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아파트 인근의 빗물펌프장 증설 공사로 지하 10m 이상 땅을 파내면 뻘로 된 지반에 있는 아파트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파트가 기울어질 걱정이 주민들이 밤잠을 설친다"면서 "그동안 안전대책을 요구해 왔지만 포항시, 시공업체, 지역구 시·도의원은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포빗물펌프장 증설공사 현장과 맞붙은 해원맨션 건물은 9층 규모로 40가구, 상가 5곳이 있다.
해원맨션 주민 김 모씨는 "현재 공사 현장에 땅을 판 자리에 물이 바로 찬다. 이런 상황에 바로 옆 아파트에 영향이 안 미칠수 있겠냐"고 소리를 높였다.
이어 "균열 같은 단순 피해라면 보상을 받으면 되지만, 건물이 기우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주민 이주 등 대책을 약속해 달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이주대책 마련이 될 때까지 시청과 구청, 공사현장 집회, 공사중단 가처분 신청 등 실력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창포빗물펌프장 증설공사 현장. 해원맨션 주민 제공이에 대해 포항시는 '빗물펌프장 공사 공법상 인근 건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피해 발생 시 당연히 보상한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사로 인한 피해 발생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건물에 계측기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설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공사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에 주민들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이주대책을 먼저 세워 달라는데 행정에서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창포동 빗물펌프장 증설 공사는 예산 240억원을 들여 오는 2026년까지 배수 펌프를 분당 170톤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시설 95톤에 더해 분당 265톤을 처리할 수 있게 돼, 이 일대 침수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